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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 4집+5집 [ALL THAT MASTERPIECE SERIES] [골드한정반]

김현식 - 4집+5집 [ALL THAT MASTERPIECE SERIES] [골드한정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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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GLY D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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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916217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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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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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 1

01. 언제나 그대 내곁에 (04:41)
02. 여름밤의 꿈 (04:09)
03. 한밤중에 (04:32)
04. 이제는 (04:51)
05. 우리네 인생 (04:22)
06. 사랑할 수 없어 (04:34)
07. 그대 내 품에 (05:54)
08. 기다리겠소 (04:14)
09. 한국사람 (하모니카 연주곡) (03:05)
10. 우리 처음 만난 날 (05:11)

Disc. 2

01. 향기 없는 꽃 (04:34)
02. 넋두리 (05:21)
03. 그거리 그벤취 (04:28)
04. 도시의 밤 (03:23)
05. 거울이 되어 (03:52)
06. 재 회 (03:51)
07.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 (03:39)
08. 밤의 고독속에서 (03:18)
09. 할렐루야 (복음성가) (02:54) 



1980년대 찬란했던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화룡점정 
올 댓 마스터피스, 김현식 (4집+5집) 


1980년대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계의 아이콘
임재범, 박정현, 윤도현, 김범수 등의 활약으로 [나가수]열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한 일간지 기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나가수] 신드롬에 대한 의미를 분석하고, 이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최고로 노래 잘하는 가수 (정말 그는 이런 표현을 썼다) 6명을 선정한 후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부탁도 했다. 나는 그날 최고로 노래 잘하는 가수로 조용필과 김현식, 전인권, 임재범, 이승철, 조하문을 꼽았다. (즉흥적인 대답이었지만 오래 생각했어도 크게 벗어나는 답은 안했을 거다) 공교롭게도 여자 가수는 한 명도 없었고, 6명 모두 그룹 출신의 가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1980년대에 등장했거나 19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가수들이었다.

나는 그들을 선정한 이유로 각각의 장점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공통적으로는 좌중을 사로잡는 창의적인 창법을 구사한 점, 깊은 울림으로 공감을 이끌어낸 점을 들었다. 그러자 그는 갑자기 자신의 나이가 20대 후반임을 밝힌 뒤 자기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1980년대 조용필과 김현식 중 누가 더 인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을 해왔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 왜 그런 엉뚱한 질문을 하냐고 묻자 인터넷에 어떤 사람이 그런 질문을 올린 것을 우연히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용필과 김현식의 인기 비교라... 음악성의 비교도 아니고 인기 비교...? 만약 1980년대 살았던 사람이라면 이 질문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한심한 질문인 지를 눈치챘을 것이다.

조용필은 1980년대 주류 음악계가 낳은 최고의 슈퍼스타였다. 그는 비교대상이 없는 가수였다. 특히, 1980년대 초중반의 조용필은 당할 자가 없었다. 당시 우리 가요계는 조용필의 음악과 조용필이 아닌 음악으로 나뉠 정도로 조용필의 영향력은 컸다. 때문에 매 해 있었던 연말 TV 가요상도 그의 몫이었다. 즉, 그는 1980년 이후 자신이 가수왕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7번 있었던 시상식에서 6 차례나 가수왕에 등극하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우리 가요사에서 오직 조용필만이 보유하고 있는 대기록이다. 반면 김현식은 철저히 음지에서 활동하다가 198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대중들의 인정을 받고 빛을 보게 된 가수였으며, 그렇지만 조용필과는 다른 관점에서 1980년대 우리 가요를 찬란하게 빛낸 명인이었다.

조용필이 우리 가요의 외연을 확대시키고, 우리 가요의 세계화에 기여했다면 김현식은 우리 가요의 토양을 단단히 하고, 내실을 다지게 했던 공로자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다. 지하에 있던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했다. 1980년대의 첫 해, 공식적인 데뷔 음반을 발매했던 김현식은 당대를 불꽃같이 살다간 가수였다. 한마디로 김현식은 1980년대의 현상이었고, 1980년대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시작과 끝이었다.


천상 가인.. 그러나, 파란만장한 김현식의 삶 
가수 김현식, 그의 음악은 그의 인생에서 비롯되었고, 그의 철학과 사랑, 고독, 외로움이 음악 안에 너무나 진하게 녹아있다. 1958년 1월 7일 서울에서 태어난 김현식은 어린 시절, 그러니까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다시 올라오기 전까지 시골에서 자랐다. 서울로 와서도 중학교 때까지는 외견상 평범한 학생으로 그럭저럭 지냈다. 그렇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성격도 외로움을 잘 타는 그런 성격이었다.

그러다가 원하던 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하고부터 그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당시는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도 시험을 치루어야 했을 때다. 그는 강남에 있는 명문, 경기고에 가고 싶었으나 낙방을 하고, 평소 좋아하던 음악을 연주할 요량으로 밴드부가 유명하다는 명지고에 진학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밴드부에서 말썽을 일으키다 결국 중퇴를 하고 만다.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지만 당시 보수적인 우리 사회에서 고등학교 중퇴는 소년 김현식에게 큰 상처와 수모를 안겨주었다. 이후 그는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했지만 공부에는 도통 흥미를 갖지 못했다. 그보다는 음악에 마음을 빼앗겨 맨날 이곳저곳 음악다방을 기웃거리거나 음악하는 사람들을 쫓아 다녔다. 하지만 그런 그도 마음이 편할 리는 없었다.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과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이 겹치고, 아울러 미래에 대한 불안감마저 밀려오면서 그는 방황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때부터 김현식의 천부적인 음악성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제대로 배운 적도 없는 노래를 불렀다가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어느새 여기저기 음악다방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얼마안가 밤무대까지 진출했다. 이 무렵 작곡도 하게 되었다. 악보를 제대로 볼 줄도 몰랐지만 그만의 방식으로 곡을 썼다. 이 시절 그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개그맨 전유성 앞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전유성은 김현식의 노래를 듣자마자 감격하여 그를 격려한 뒤 이장희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다. 이장희 역시 열 아홉 소년 김현식의 목소리에 소름이 돋는 감동을 받았다. 결국 이장희는 김현식의 음반 제작을 돕기로 한다. 

당대의 스타였고, 실력자였던 이장희에게 픽업된 김현식은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곧 스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까지 했다. 마침 그의 나이도 20살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대마초에 손을 댔고, 결국 첫 번째 시련을 맞이한다. 
생활은 피폐해지고 사람들의 손가락질도 받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는 음악을 향한 열정과 젊음이 허락하지 않았다. 김현식은 이를 악물고 음반 준비에 몰두했다. 자신의 자작곡을 많이 담아도 된다는 제작사의 승낙을 받은 그는 이미 만들어놓았던 곡과 새로운 곡을 계속 매만졌다.
그러면서 서서히 레코딩도 해나가는 데, 이장희의 소개로 알게 된 당대의 테크니션인 사랑과 평화의 두 멤버 김명곤(키보드), 최이철(기타)이 가세하면서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음반이 완성되자 이번에는 대마초 가수라는 족쇄가 음반 출시에 발목을 잡았다. 결국 그의 1집 음반은 거의 2년이 지나서야 발매될 수 있었다.
모든 면에서 기존의 가요들과는 다른 창의적인 음악을 만들었다고 자부한 김현식,
그렇지만 대중들의 평가는 냉담했다.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와 <단발머리>에 
열광했던 대중은 그를 철저히 외면했던 것이다. 그것은 그에게 고난의 세월을 예고했다. 밀려오는 좌절과 외로움은 그를 또 한번 방황하게 했다. 그렇게 세월을 허비하던 1982년 어느날 그는 우연히 들어간 옷가게에서 평생 배필을 만나 그녀와 결혼을 했고, 아들을 낳았다. 자연인 김현식의 행복이었다. 이후 동부이촌동에서 1년 간 피자 가게를 열어 운영하다 가게 문을 닫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밤무대에 섰다. 그런데, 다시 선 무대에서 그는 자신감을 얻었으며, 음악이 천직임을 깨닫게 된다. 그는 다시한번 음반에 도전하기로 한다. 이윽고 1984년 9월 20일 그의 2집 음반이 출시되었다. 경제적인 사정으로 홍보도 제 때 하지 못했던 2집의 반응은 역시 우려한대로 차가웠다. 하지만 다운타운가에서부터 그의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서서히 오던 반응은 어느새 방송가로까지 전이되었다. 드디어 김현식 최초의 히트곡 <사랑했어요>가 인기를 얻게 되었고, 가수 김현식도 가수로서의 존재감을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심어 주게 되었다.

김현식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축포가 되어준 2집 이후 그는 「동방의 빛」, 정성조의 「재즈 메신저스」 등과 교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자신의 음악적 컬러를 강화하기 위해 백밴드(Back Band) 「봄여름가을겨울」을 결성했다. 김종진(기타), 전태관(드럼), 장기호(베이스), 박성식(키보드), 유재하(키보드)로 이루어진 환상적인 라인업이었다. 비록 다음 음반이 나오기전 유재하는 탈퇴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유재하는 김현식에게 자신의 곡 <가리워진 길>을 헌정한다. 「봄여름가을겨울」과 함께 1986년 12월 5일 김현식은 3집 음반을 발표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그의 음악 인생 가운데에서 최고의 음반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음반은 그 자신의 음반이라기보다는 그와 「봄여름가을겨울」의 음반이었다.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일구어낸 결실이었고, 나아가 우리 가요사에 길이 남을 명반이었다. 30만장이 팔려나간 이 음반의 성공은 김현식을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계의 대표 가수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이제 그는 누구도 무시못할 가공할 음악을 구사하는 거물로 부각되었고, 그런 자신에게 힘을 실어 줄 팬들도 확보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그 화려한 시기에 개인적으로는 우울한 일들이 연거푸 일어났다.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아내와도 불화 끝에 별거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업친데 겹친 격으로 그의 독선적인 성격에 반발하는 멤버들과도 간극이 생기면서 그의 시름은 깊어갔다. 이 때 그가 손을 댄 것은 대마초였다. 결국 그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서 「들국화」의 전 멤버 전인권, 허성욱과 함께 구속되었다. 이는 1980년대 화려했던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종말을 고하는 서막이었다.

그 후 김현식은 팬들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삭발을 한 채 재기 공연을 가졌다. 1988년 2월 7일의 일이다. 이 현장에는 6,000여명의 팬들이 움집하여 김현식을 감동시킨다. 그는 「봄여름가을겨울」이 없는 상태에서 다시 솔로로 돌아와 그 해 9월 30일, 4집 음반을 발매했다. 이어 김현식은 또다른 음악적 도전을 감행한다. 
「신촌블루스」와의 활동이었다. 여기서 그는 솔로 음반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또다른 면모를 과시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가 <골목길>과 같은 노래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에 압도되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동료들과 어울리고, 또다른 변신을 위해 노력하던 그... 팬들은 이제 그가 안정을 되찾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그러기엔 그의 영혼이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마약 대신 술에 의지하게 되었고, 지나친 폭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간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창작에 대한 열의는 대단했다. 몸이 많이 상한 상태에서 5집 앨범의 녹음을 강행했다. 이윽고 1990년 3월, 5집 음반이 나왔다. 그는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5집이 나오기가 무섭게 6집 작업에 매달렸다. 그때부터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는 오직 술과 음악 뿐인 나날이었다. 그의 새로운 녹음 작업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그가 노래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로 나타나곤 했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을 하기에도 어려웠던 그는 우려한대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결국 그는 <백조의 노래>를 미완으로 남긴 채 1990년 11월 1일 오후 5시 20분 동부 이촌동 자택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의 나이 서른 넷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의 죽음치고는 너무도 허망한 죽음이었다...
그리고, 너무도 이른 죽음이었다...


좋은 세상, 좋은 음악, 좋은 사랑을 구현한 김현식의 4집과 5집 
생전에 그가 내놓은 음반은 많지 않았다. 5장이 전부였다. 거기에 그가 참여한 「신촌블루스」 음반을 합치고, 여타 음반까지 다 합쳐도 10장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최대 히트작인 6집은 그의 사후, 미완으로 남겨진 녹음들을 모아 완성한 것이다. 그리 많은 양이 아닌 그의 음악에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김현식이라는 이름을 잊지 못하게 하고, 그의 음악에 계속 귀를 기울이게 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그의 목소리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스펙트럼에 그 첫 번 째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는 역동적이고 강렬한 창법을 구사하여 사람들을 압도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진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감성적인 창법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도 한다.
이렇게 그는 목소리 하나로 사람을 휘어잡기도 하고, 눈물 흘리게도 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놀라운 재능을 가진 사람은 내가 아는 한 우리나라에 몇 명 밖에 없다. 또한, 이런 마력은 그의 음악에서 더러 발견되는 멜로디의 진부함마저 상쇄시킨다. 
사실 그는 제대로 음악을 배운 적도 없고, 따로 보컬 레슨 따위를 받은 적도 없다.
그러니 그의 창법은 원칙(?)에 어긋나도 참 많이 어긋나는 창법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의 목소리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앞서도 언급했듯 그의 목소리는 놀랍게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음반 이야기로 돌아오면 혹자는 1980년 출시된 그의 1집은 습작에 불과하고, 2집 역시 아직 김현식만의 사운드가 완성되지 않았던 시기의 음반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3집과 4집이 진짜 김현식의 진면목을 보여준 음반이며, 5집 혹은 6집은 그의 레퀴엠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그러한 의견에 수긍은 하지만 동의는 하지 못하겠다. 우선 나는 김현식의 1집이 1980년대 대한민국 언더그라운드 음악 혁명의 씨앗이 되어준 중요한 음반이라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김현식의 백밴드가 아닌 독립된 그룹으로서의) 「봄여름가을겨울」이나 가수 이승철 등도 동의했던 바다. 나는 김현식이 작사, 작곡한 한국 펑크 가요의 최대 명작 <봄여름가을겨울>의 존재만으로도 이 음반은 역사에 기록되어야 할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김현식 1집은 비범한 시대를 연 걸작”임이 틀림없는 것이다.

음악적인 긴장감이 팽팽했던 최고의 명작 3집 이후 발표 된 4집과 5집은 한 세트와 같은 음반들이다. 아니 어쩌면 그의 모든 음반은 유기적인 흐름을 지닌 하나의 묶음으로 이야기될 수 있다.
음악적인 스타일이나 사운드 메이킹은 달라도, 심지어는 가사의 내용이 현격히 차이가 나도, 그의 음악을 관통하는 정서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지독한 외로움의 정서’라고 말하고 싶다.
1집부터 5집까지, 아니 사후에 나온 6집까지 포함시킨 그의 음악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상실한 자의 슬픔과 고뇌가 녹아있다. 물론 그것을 극복하려는 신념과 의지도 보이지만 결국은 외로움 속에 갇혀 버리고 만다. 이는 그의 목소리가 유독 진한 감성을 머금고 있는 이유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외롭게 하였는지... 무엇이 또 그로 하여금 자신의 몸을 불살라 고통 속에서까지 노래하게 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의 목숨을 건 음악에의 헌신은 우리 가요의 찬란한 유산으로 남게 되었다. 
김현식... 그는 4집 음반 내지에 자필로 이런 바람을 써놓았다.
“좋은 세상, 좋은 음악, 좋은 사랑... 내가 바라고 절실히 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세장의 앨범을 냈다. 
네 번 째 앨범에서 나의 모든 음악 생활의 전부를 보이려고 노력했다”
나는 이 글 안에 김현식이 자신의 음악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했던 바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세상, 좋은 음악, 좋은 사랑》이었다. 
그러나, 그는 현실에서 그것을 이룰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의 음악 안에서 좋은 세상, 좋은 음악, 좋은 사랑을 성취하려고 했다. 그리고 성취했다.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은 이유다.

여기 한층 업그레이드된 사운드로 재발매된 김현식, 불멸의 4집, 5집이 있다.
어느새 레코드숍에서 사라져버린 우리의 귀한 명반을 부활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일이고, 축하할 일이다. 더불어 <올 댓 마스터피스> 컬렉션의 소중한 행보 역시 축하해 마지 않는다. 끝으로 내가 그의 음악에 대해 얘기했던 이러저러한 것들은 염두하지 않아도 좋겠다. 그건 단지 사족에 불과하니까...
모름지기 위대한 음악이란... 
우리가 말로써, 글로써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놀라운 능력으로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이므로...


- 음악평론가 ? 방송인 이 헌 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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